취소‧변경‧요금 등 파격적인 조건 내걸고 선판매
부킹홀딩스 CEO, “가격 오르기 전에 준비하라”
항공사, 휴양지 노선 재개… 여름휴가 시즌 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서 여러 국가들이 트래블버블과 백신여권 도입에도 긍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내자 해외여행 프로모션도 속속 증가하고 있다. 여행사나 항공사, 호텔 업계는 파격적인 조건의 상품을 공격적으로 선판매하기 시작했고,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미국에서는 여행 소비 증가가 보다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와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여행 기업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발빠르게 ‘여행 보복소비’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에서는 최근 인터파크투어가 1년 간 동결된 요금의 항공권을 처음으로 내놨다. 양국 간 자가격리가 해제된 후 출국이 가능해지는 시기부터 1년간 이용 가능한 항공권을 바우처 형태로 12일까지 판매한다. 단거리 노선을 대상으로 최초 구매가격 그대로 추석과 설 연휴 기간을 제외한 성·비수기 모든 날짜에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다. 보통 주말이나 공휴일을 포함한 연휴 등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고 평일 비수기에는 가격이 하락하는 형태로 요금은 시시때때 달라지지만 해당 항공권은 1년간 ‘동결’이다. 출발일을 지정하기 전이라면 타인에게 양도도 가능하고, 목적지별로 차액을 지불하면 사용일 60일 전까지 노선 변경도 가능하다. 다만, 예약 후 10일 이내에는 100% 환불이 가능하지만, 결제 후 10일이 지난 시점부터 취소할 경우 전체 상품가 100%를 취소수수료로 내야한다. 취소수수료 조건이 극단적이긴 하지만 해외여행이 가능한 시점이라면 여행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베팅해볼 만한 매력적인 조건이라는 평가다.
항공사들은 3월과 4월에도 국제선 무착륙 관광비행을 활발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플라이강원이 인원 제한 없이 국내선 이용이 가능한 ‘인피니티 티켓’을, 제주항공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유효기간 동안 탑승 인원과 날짜 제약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항공권 기프티켓을 판매했다. 호텔업계에는 1박 숙박시 1박 숙박권을 제공하거나 얼리체크인·레이트체크아웃 혜택을 추가하고, 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채널에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백신 접종이 한창인 미국은 최근 백신 접종을 받은 미국인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실내에서 마스크 없이 소그룹으로 모임을 가질 수 있고, 접종을 받은 노인의 경우 자녀 또는 친척을 방문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여행 자제에 대한 지침은 고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여행전문 매체 스키프트(Skift)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난 후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신용카드 데이터 분석 결과 항공과 호텔 예약이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또 시저스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 재개장한 이후 라스베이거스 숙소 예약이 ‘최고 수준’에 달하며, 올해 하반기 단체 및 컨벤션 예약률은 2019년 동일 시점보다 30% 높다”고 밝혔다. 부킹홀딩스의 글렌 포겔(Glenn Fogel) CEO는 지난 8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항공권과 숙소의 가격이 오르기 전에 지금 여행 계획을 세워야한다”며 “현재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유연한 취소 정책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 계획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여행을 독려했다.
한편 글로벌 항공사들도 조심스레 국제선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항공은 3월25일부터 도하-세이셸 노선을 주3회, 유로 윙스는 5월 말부터 버밍엄과 맨체스터에서 팔마 데 마요르카까지 항공편을 주2회 운항한다. 또 루프트한자독일항공은 브리스톨, 뉴캐슬, 코크와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6월부터 운항하며, 여름에는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공항에서 출발하는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튀니지, 불가리아, 이집트, 그리스 등의 휴양 목적지 33개에 새롭게 취항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