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 종사자 “빈방 없는데 호텔 통째로 가져와 다행”
(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2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 닻을 내린 크루즈선 아도니아 호는 최근 주목받는 쿠바 관광에
더욱 불을 붙일 전망이다.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 카니발 사의 아도니아 호는 이날 승객 700여 명을 태우고 아바나 항에 도착했다.
모습 드러낸 아도니아 호(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 도착한 미국 크루즈선 아도니아 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출항한 배로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처음으로 쿠바에 도착한 배라는 역사적 의미 외에 아도니아 호는 쿠바의
개방에 한층 더 실질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아바나에서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한 시민은 “빈방이 없는데, 이번에 온 승객들은 호텔을 통째로 가져와서 다행”이라며 “700명이
그냥 왔더라면 도대체 어디서 잤을까”라며 웃었다.
실제로 쿠바와 쿠바의 관광 중심지인 수도 아바나는 최근 관광 초과 수요 상태에 있다.
쿠바에는 호텔 객실 6만여 개가 있고 그중 다수가 아바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바나는 지난해 쿠바를 찾은 관광객 350만 명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성조기와 크루즈선(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 도착한 미국 크루즈선 아도니아 호를 배경으로 한 쿠바인이 성조기를 들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알다시피 아바나 시내 어느 호텔을 가든 빈방을 찾기 어렵다”며 “크루즈선은 숙박할 수 있으니 방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쿠바로서도 미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은 새로운 기폭제다.
지난해 쿠바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79% 늘어난 14만5천 명을 기록했다.
국교 정상화 등에 힘입어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기존의 유럽 관광객에 미국인들까지 더해지면 숙박시설 부족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크루즈선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인과 쿠바인의 조우(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 도착한 미국 크루즈선 아도니아 호를 타고 온 미국인 승객이 쿠바인들과 손을 맞대고 있다.
크루즈선을 타고 온 관광객과 운영사가 뿌리는 돈도 적지 않다.
현재 운항을 계획 중인 10여 개 선사가 모두 예정대로 쿠바행 크루즈선을 운영할 경우 쿠바 정부는 연간 8천만 달러(약 910억 원)를
더 벌어들일 수 있는 것으로 미국-쿠바 무역경제위원회는 예상했다.
크루즈 선사가 운항 1회당 약 50만 달러(약 5억7천만 원)를 쿠바 정부에 지불하고 승객 1인당 약 100달러(약 11만 원)를 방문 도시에서
사용할 것이라는 추정에 기초한 계산이다.
쿠바 정부는 크루즈선 운항에서 들어오는 수입으로 500년 역사를 지닌 아바나 항 시설 개선에도 나설 전망이다.
현재 아바나 항에는 크루즈선 터미널이 한 곳에만 있고 동시에 배 두 척만 접안이 가능하다.
떠다니는 호텔, 식당, 극장이 와서는 돈 몇 푼에 쓰레기, 빈 깡통, 휴지를 버리고 떠난다는 이유를 들어 2005년 모든 크루즈선 운항을
금지했던 쿠바 정부가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역사를 만든다'(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 도착한 미국 크루즈선 아도니아 호를 타고 온 승객의 티셔츠에 ‘패덤이 역사를 만든다’는 글이 적혀 있다.
패덤은 아도니아 호를 운영하는 크루즈 선사 카니발의 브랜드 명이다.
j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5/03 05:01 송고